본문 바로가기
STORY/나의 창업 이야기

퇴사 후 창업 후회하지는 않는가?

by bonbon59 2023. 3. 30.
반응형

퇴사 후 창업 후회하지는 않는가?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26세가 되던 2월, 평범한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시절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카페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창업을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졸업해서 하루라도 빨리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일단 자본금도 없을뿐더러, 제 주변에서 제 또래의 창업자는 많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평범하게 취직을 하였고 작고 소중한 월급을 받으며 차곡차곡 저축도 하고 주말에는 취미생활도 하며 지냈습니다. 회사원들은 누구나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일한다는 말 들어보셨죠? 저도 점점 업무에 대한 권태기가 찾아왔고 직장 동료와의 트러블, 스트레스, 건강 악화 이 모든 것들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어떤 결정타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회사 가기가 정말 싫다는 기분이 들었고, 그날 저는 저희 팀장님께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갈 곳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어떠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무턱대고 퇴사를 한 셈이었어요. 저는 철저한 계획형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회사 생활이 정말 싫었나 봅니다. 아무 계획 없이 퇴사부터 했으니까요. 그리고 한두 달 정도 휴식을 하며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할까? 뭘 잘할까? 뭘 하고 싶은 걸까? 수많은 질문들을 던졌고 그 답은 내가 좋아하는 카페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뿐이었어요. 한집건너 하나씩 있는 카페인데, 네가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겠니? 이런 걱정들만 해주셨습니다. 결코 저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반대할수록 뭔가 더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저는 자영업의 세계로 빠지게 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들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내가 느낀 창업

첫째, 회사에서의 경쟁 상대가 직장동료라면, 자영업자들의 경쟁상대는 남이 아닌 나입니다. 매출은 곧 저의 역량이었습니다. 제가 하는 만큼 매장이 운영되다보니 저는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오픈하고 3년 정도는 개인시간이 아예 없었습니다. 취미생활도 즐길 수 없었고 병원에 갈 시간도,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었습니다. 잠깐 시간 내서 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막상 내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외로운 시간들이었어요.

 

둘째, 월급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지겨운 회사생활이었지만 매월 21일 통장에 채워진 월급을 보며 견딜 수 있었습니다. 자영업자는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올 곳이 없고 매일 카드사에서 입금되는 금액이 조금씩 조금씩 통장을 채워줍니다. 하지만 나가야 할 고정비와 재료비 때문에 통장은 다시 비워지게 되죠. 큰 금액이 한번에 입금되는 짜릿함은 더 이상 없습니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것이 불안함을 만들기도 합니다. 

 

셋째, 장사가 잘되도 힘들고, 잘 안되면 더 힘듭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저 같은 중소형 프랜차이즈 카페나, 작은 개인카페에서는 치솟는 인건비와 물가로 사장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 수익을 챙겨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장사가 잘되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잘 안되면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자영업은 본인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하며 외롭고 수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창업을 할 것입니다. 창업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 적성에 맞고, 치열한 경쟁과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회사생활은 더 이상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메뉴를 만들어보고 판매하는 일들이 저에게는 참 재밌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했던 회사생활과 달리 매장 운영 방식에 따라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해도 됩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절대 아닙니다. 실무경험, 강한 체력과 매출에 흔들리지 않을 정신력, 온전히 내 시간을 매장에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 진상과 마주해도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는 자신감 등 스스로가 강해졌을 때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반응형

댓글